멋진 녀석들로 본 은퇴 세대의 투자와 이미지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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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녀석들은 단순한 예능이나 다큐가 아니다. 서로 다른 세대의 욕망과 불안을 교차시키는 연작으로 구성된 새 프로그램은 은퇴 이후의 삶과 남성성의 재구성을 동시에 다룬다. 한편에는 35년 직장 생활을 마친 60대 박성갑 같은 이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스크린 위의 수트로 시대를 재단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같은 문화 아이콘이 병치된다. 이 대비는 연예 보도와 사회 이슈를 연결하는 창으로 작동한다.
박성갑의 이야기는 우리 시대 은퇴의 조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 상향으로 소득 공백이 생기고 자녀 결혼 자금으로 묶어두었던 퇴직금 2억원은 안전판이 되지 못했다. 재취업 문턱은 높았고 ‘더 젊은 사람을 구하겠다’는 반복된 거절은 자존심의 균열을 만들었다. 불안은 결국 위험 자산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촉매가 됐다.
유튜브의 은퇴 전문가와 인스타 광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그 균열을 공략했다. △△조선의 급등과 이성조 교수의 리딩으로 시작된 신뢰는 IEKAF라는 해외 거래소로 이어졌고 그는 1억원을 USDT로 충전해 VIP 대우와 1500 USDT 보너스라는 보상을 받았다. 이후 추가 보너스와 단기간의 고수익이 실제 입금으로 확인되자 가족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 돈을 더 집어넣었다. 초기의 소액 수익은 그의 판단을 흐리게 했고 40만 달러에 육박하는 계좌 잔고는 도박적 배팅으로 이어졌다.
이 사례는 단순한 사기 피해 서사가 아니다. 선물 거래와 고위험 자산이 만들어내는 속도감은 퇴직 이후의 허기를 채워주는 대안처럼 보였고, 같은 방에서 공유되는 전문적 언어와 성취의 서사는 사회적 위신을 회복시켜 주는 도구가 되었다. 멋진 녀석들이 화면에 담는 장면 중 하나는 가족에게 선물한 고가의 스마트폰과 레스토랑 외식이다. 그 장면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이미지의 회복과 재인증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아르마니의 수트가 스크린에서 남성의 위상과 정체성을 구성해 왔다는 사실은 여기서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영화 속 수트는 권위와 자유, 탐욕과 여유를 동시에 담아내며 남성성의 상징으로 기능해 왔다. 은퇴 이후에 사람이 선택하는 옷과 소비, 투자 행태는 외부와의 관계망에서 자기 가치를 다시 증명하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보이는 성공에 이토록 취약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이 이슈는 연예·사회적 담론으로 확장될 때 의미를 가진다. 멋진 녀석들처럼 공적 서사로 사적 실패와 사회적 기제를 교차해 보여주는 콘텐츠는 제도적 보호와 금융 리터러시 강화, 플랫폼 규제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고령층을 겨냥한 리딩방과 해외거래소 프로모션에 대한 감시와 피해 구제 시스템이 시급하며 미디어는 단순 소비를 넘는 공론장 역할을 맡아야 한다. 연예 현장의 서사가 사회적 경종으로 기능할 때 비로소 변화의 실마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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