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 세월의 풍경을 품은 전통시장 오장동 중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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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복판, 세월의 풍경을 품은 전통시장이 있다. 바로 오장동 중부시장이다. 서울 중구 오장동에 자리한 이 시장은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상인과 손님, 그리고 도시의 변화를 함께 견뎌온 ‘건어물의 메카’로 불린다.
건어물의 성지, 도심 속 유통 중심지
중부시장은 1960년대 형성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건어물이 집결하는 대표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멸치, 황태, 다시마, 김, 오징어 등 각종 건어물과 제수용 식재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명성을 쌓았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통로 양옆으로 빼곡히 늘어선 상점들에서 말린 생선 특유의 고소한 향이 풍긴다. 대형 포대에 담긴 멸치 더미, 천장 가까이까지 쌓인 황태 상자, 가지런히 정리된 다시마 묶음은 이곳이 단순한 소매시장이 아닌 도심 유통의 중심지임을 보여준다.
전문 상인들은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해 품질 좋은 상품을 확보하고, 오랜 경험으로 원산지와 등급을 구분해 손님에게 설명한다. 덕분에 일반 소비자는 물론 음식점 운영자와 식자재 납품업자들도 꾸준히 찾는다.
서울 전통시장의 맥을 잇다
서울 도심에는 다양한 전통시장이 존재하지만, 중부시장은 특히 ‘전문 시장’의 색채가 뚜렷하다. 인근의 광장시장이 먹거리와 의류로 관광객의 발길을 모은다면, 중부시장은 보다 실용적이고 생활 밀착형 시장의 모습을 유지해왔다.
시장 인근에는 방산동 포장재 상가, 을지로 공구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상권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러한 입지적 특성 덕분에 중부시장은 도소매가 함께 이뤄지는 복합 상권의 중심지로 기능해왔다.
세월을 견딘 상인들의 이야기
이곳 상인들 상당수는 20년, 30년 이상 한자리를 지켜온 이들이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땐 지금처럼 건물이 정비되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손님 발길은 끊이지 않았죠.” 한 상인의 회고처럼, 시장은 도시 성장과 함께 조금씩 변모해왔다.
과거 재래시장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통로 정비, 간판 개선, 위생 관리 강화 등 현대화 사업도 진행됐다. 하지만 흥정의 정겨움과 덤 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 움큼 더 얹어주는 멸치, 작은 다시마 조각을 챙겨주는 손길에서 시장 특유의 온기가 느껴진다.
설과 추석, 가장 분주한 계절
중부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는 시기는 단연 명절 전이다. 제수용 북어와 대추, 밤, 곶감 등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며 통로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몰려 택배 물량도 크게 늘어난다.
특히 차례상에 오를 품목을 직접 보고 고르려는 중장년층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품질에 대한 신뢰가 오랜 단골을 만든 셈이다.
도심 속에서 만나는 전통의 가치
빠르게 변하는 도시 풍경 속에서도 중부시장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이 확산된 시대에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며 물건을 고르는 경험은 여전히 유효하다.
중부시장은 단순히 건어물을 파는 공간을 넘어, 세대 간 기억을 공유하는 생활문화 공간이다. 부모의 손을 잡고 시장을 찾았던 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다시 이곳을 찾는다. 그렇게 시장은 도시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는다.
서울 도심을 찾는다면, 화려한 관광지뿐 아니라 오장동의 골목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중부시장은 오늘도 변함없이, 말린 생선 향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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