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격 1530원 돌파가 가져온 금융시장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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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31일 주간 거래에서 1530.1원에 마감하며 전일보다 14.4원 올랐다. 주간 종가가 153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이후 17년 만이며 장중 한때 1536.9원까지 치솟았다. 달러가격 급등은 중동 지역의 군사 긴장과 국제 유가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한동안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전쟁 우려로 국제 유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런던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약 112.78달러를 기록했고 이는 2월 말 대비 55% 급등한 수치로 1990년 1차 걸프전 당시 월간 상승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외환 당국은 지난해 4분기에 시장 안정화를 위해 224억6700만 달러를 투입했으나 최근의 지정학적 충격으로 효과가 제한되고 있다. 유가와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악화되자 달러 수요가 급증하며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 공세 속에 4.26% 하락해 5,052.46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도 약 5%대 급락했다. 이날 외국인은 하루 3조8000여억 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3월 누적 기준으로는 35조8000억 원가량의 순매도로 월간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대, 7%대 하락을 보이며 지수 하방 압력을 주도했다.
정책당국과 전문가들의 진단은 엇갈린다. 한국은행은 환율 상승 속도를 우려하며 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질 경우 원칙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혔고 한은 후보자는 현 상황에 대해 큰 우려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세대 김정식 명예교수는 당분간 1500원 선 아래 회복이 쉽지 않다고 전망하면서 추가 국채 발행 등 재정정책이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책 선택과 외국자본의 흐름이 단기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달러가격의 급변은 기업의 달러 차입 부담과 수입물가 상승 등 실물 경제의 전달 경로를 통해 가계와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출업체에는 환차익 기회가 생기지만 에너지와 원자재를 많이 쓰는 산업과 내수 쪽 부담은 커지게 된다. 관건은 유가 추세와 외국인 자금 회귀 여부이며 과연 외국인 자금이 언제 돌아올 것인지가 단기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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