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와 국립중앙박물관 협업이 바꾼 문화와 산업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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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연간 관람객 650만명을 넘기면서 공간과 운영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초 설계된 연간 목표 수용 인원은 200만명인데도 성수기에는 하루 4만명 이상이 몰리는 날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전시 관람의 질 저하와 혼잡, 편의시설 부족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주차장과 식당, 카페 등의 확장 요구가 나오고 부관장제 도입 같은 조직 개편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관장 측은 상설전시실 제2관 건립과 고객정보통합관리 체계 구축을 통한 통합 예약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박물관은 2027년 예약·예매 시스템 시범운영을 거쳐 유료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유료화 목적은 수입 창출이 아니라 관람 질서와 편의 증진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예약과 패스트트랙 설정은 오픈런과 혼잡을 막는 방안이지만 접근성 문제를 수반할 수 있다. 특히 무료입장이 문화적 접근권으로 작용하는 맥락에서 어떤 집단이 혜택을 누르고 어떤 집단이 배제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박물관 스스로도 전시 기능을 넘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했다고 진단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보고한 기념품 브랜드 뮷즈의 매출은 2025년에 413억 원을 기록하며 문화상품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기관은 하이브와의 양해각서 체결과 블랙핑크 협업 같은 프로젝트로 젊은층과 글로벌 관객층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전시·교육과 상업적 활동이 결합하는 현대 박물관의 전형을 보여준다.
블랙핑크와의 협업은 단순한 스타 마케팅을 넘어 문화의 혼성화와 팬덤을 전시로 불러오는 실험이다. K팝이 만들어낸 글로벌 팬덤은 박물관이 과거에 닿지 못했던 외국인 방문객과 청년층을 연결해준다. 동시에 삼성 등 기술기업의 AI와 디바이스 혁신이 공연과 전시 경험을 확장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시 기획은 기술과 소비문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질문은 간단하다, 전시가 문화와 상업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 것인가이다.
문제는 대중성을 높이는 시도가 문화적 가치를 대체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예약 유료화가 관람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주민이나 저소득층의 접근을 제한한다면 박물관 본연의 공적 역할이 훼손될 수 있다. 또 블랙핑크 같은 대형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전시 내용을 희석시키고 단발성 이벤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큐레이션과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공적 지원과 수익의 투명한 집행, 그리고 지역문화 거점으로서 지방박물관에 대한 적극적 행정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국내외에서 K컬처는 이미 경제와 제도 속으로 깊게 파고들어가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의 전략은 그 전형을 보여준다. 블랙핑크 프로젝트는 관객층 확장의 기회이자 박물관의 정체성을 시험하는 사례다. 따라서 예약시스템과 유료화 검토, 굿즈 매출 확대라는 현실적 선택은 투명한 목표 설정과 장기적 문화정책과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박물관이 대중과 학예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때, 블랙핑크는 단순한 이름을 넘어 공공문화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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