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세 향방을 가를 미국 성장 둔화와 관세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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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주차 국제 금시세는 주 초반까지 비교적 안정된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온스당 약 4,800달러대 중후반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뚜렷한 추세를 형성하지 못했다. KRX 금시장과 한국금거래소(KGE) 시세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고 김치 프리미엄은 평균 0.3% 수준에 머물렀다. 표면적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부에는 이미 불확실성 요인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주 후반에는 미국의 핵심 경제지표와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헌 판결, 중동 긴장 고조가 겹치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성장률과 물가 지표가 동시에 메시지를 내보내자 연준의 정책 경로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다. 관세 판결은 단기적 시행 중단을 의미했지만 정책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이 금시세에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을 부과하는 배경이 되었다.
미국의 4분기 성장률 1.4%는 경기 모멘텀 약화를 분명히 보여준다.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로 연준 목표를 상회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의 재점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은 금리 결정에 딜레마를 만들고 불확실성을 키운다. 금시세는 이런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녔다.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헌 판결은 통상정책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시장은 대체 수단인 무역법 122조 기반 관세 부과나 보복적 조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통상 리스크가 구조화되며 교역과 공급망 불확실성을 지속시킬 여지가 커졌다. 이런 구조적 불확실성은 금시세의 중장기적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다.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에너지 공급 우려를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은 비용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며 달러와의 관계 속에서 금의 안전자산적 매력을 증폭시킨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금을 피난처로 볼 것인가 아니면 변동성 높은 단기 수익 기회로 볼 것인가 하는 질문 앞에 놓인다. 선택은 각자의 위험선호와 투자 기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시세 디테일을 보면 2월 9일 국제 기준으로 금시세는 원화 환산 시 약 23만 원대 중반에서 시작해 2월 13일 초반 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2월 21일 전일 대비 약 2% 상승해 23만 원대 후반으로 조정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KGE의 실물 시세는 보다 완만한 변동을 보였고 KRX와 국제 시세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러한 수치들은 단기적 변동성과 더불어 누적되는 정책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앞으로 주목할 주요 변수는 Core PCE의 흐름 지속 여부, 연준 인사들의 발언 변화, 상호관세 관련 후속 입법 및 행정 조치, 미국·이란 군사 뉴스, 그리고 중앙은행의 금 매입 및 ETF 자금 흐름이다. 이들 지표는 금시세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신호등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중앙은행의 매수나 ETF 유출입은 물리적 수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 투자자는 유동성과 시간적 여유를 고려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지금의 금시세는 단기적 뉴스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정책과 지정학 리스크가 누적되는 구조적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가격 예측은 의미를 잃기 쉽고, 대신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이 필요해졌다. 통화·재정·통상·지정학이라는 네 개의 축을 교차 검토하면 금의 역할을 재평가할 수 있다. 시장은 이미 금을 단순 원자재가 아닌 정책과 안전의 교차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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