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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밀가루 담합 적발과 가격재결정 명령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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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먹거리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서민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TF를 상시 가동해 장관급으로 대응체계를 전환했고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외식까지 최근 5년간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상황을 근거로 들었다.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공정거래와 과세 당국이 병행 대응에 나섰으며 정치권과 행정부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조치의 속도와 강도가 이전과 달라졌다. 실효성 있는 제재를 통해 체감 물가를 끌어내리겠다는 의지가 배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년 동안 쉬고 있던 가격재결정 명령 카드를 꺼내 든다며 담합으로 형성된 가격을 시정해 담합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조치는 과징금과 별개로 이행을 명할 수 있는 시정명령으로 실질적 가격 하락을 목적으로 삼고 있어 행정적 집행력에 방점이 찍힌다. 대통령과 관계 장관의 지시도 이 같은 대응을 뒷받침하고 있어 제도 운용 지침 개정과 사례별 적용 기준 마련이 당면 과제로 부상했다. 다만 가격재결정의 법리적 근거와 집행 과정에서의 시장 왜곡 방지 장치가 충분히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은 설탕 밀가루 담합 의혹을 포함해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인상 사례를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미 진행된 1~3차 조사에서 103개 기업을 들여다보고 53곳을 종결해 약 1785억원을 추징했으며 이번 4차 조사 대상 14곳의 탈루 혐의액은 총계로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밀가루 제조업체가 담합 기간 동안 약 44퍼센트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매입단가를 조작해 이익을 은닉한 정황이 확인됐다. 설탕과 밀가루 같은 국민 먹거리 품목에서의 담합 적발은 물가 안정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된다.


조사 사례들은 유통 리베이트의 변칙 처리, 거짓 계산서를 통한 원가 조작, 특수관계법인을 통한 이익 분여 등 다양한 수법으로 가격과 세금을 동시에 왜곡한 점을 보여준다. 할당관세 혜택을 받은 거래에서 정작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을 전가하거나 할당관세 물량을 장기간 보관해 시세차익을 노린 정황도 포착됐다. 소비자는 원자재 가격의 흐름과 무관하게 왜 소비비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을까.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단편적 단속을 반복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위험이 크다.


TF는 불공정거래 점검팀과 부정수급 점검팀, 유통구조 점검팀으로 나뉘어 품목별로 문제를 심층 분석하고 합동조사를 전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가격재결정 명령을 시정조치 운영지침에 적극 반영해 필요시 즉시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국세청은 담합 적발 즉시 탈루 여부를 정밀 분석해 세무조사로 신속히 연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통구조 점검팀은 소비자 단체와의 협업으로 가격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유통 단계별 마진과 원가 구조를 투명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제도 신속성과 정보 접근성 개선이 현장에 체감되는 결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정책적 개입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체감물가 안정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 그러나 경쟁 회복과 시장의 자정 작용을 동시에 활성화하지 못하면 기업의 회피 행위가 새로운 왜곡을 낳을 수 있다. 정부의 조치가 실제로 기업 행태를 바꾸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지 여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다. 설탕 밀가루 담합 적발과 가격재결정의 병행은 불공정 행위를 억제하고 장기적 물가 안정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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