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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이후 공허의 미학과 연예계 재편성의 공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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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와 빈 공간은 음악과 도시 풍경을 가르는 중요한 관찰점이 됐다. 종묘의 넓은 월대에서 느끼는 여백이나 타이난의 더 스프링처럼 인위적으로 비워낸 장소는 시민의 움직임을 안내하고 감각을 재구성한다. 스캇 조플린의 메이플 리프 래그에서 의도된 당김음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시앙스가 악보에 남긴 숨 고르기는 무대와 관객 사이의 보이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이런 관점에서 빅뱅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그룹을 넘어 공허와 충만을 오가며 대중문화의 여백을 측정하는 표상이 된다.


이어령이 말한 보이드가 영원한 공간으로서 작동한다는 서술은 연예 현상을 해석하는 데도 유효한 틀을 제공한다. 김현호 칼럼에서 소개된 서울의 작은 산과 더 스프링의 사례처럼 비움이 곧 장소성을 만드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은 음반의 공백, 콘서트의 휴지에 그대로 닮아 있다. 왜 우리는 채우려 하기보다 비워둔 자리에서 더 큰 공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은 빅뱅의 활동 공백과 재편을 보면 일부 해답을 준다. 공백은 소비자의 기억을 농축시키고, 그 농축된 기대는 귀환이나 재출발 때 더 강력한 서사를 만들어낸다.


연예계 바깥의 변화가 다시 문화계에 파급되는 양상도 관찰된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승엽 아시아 출신의 홈런왕 출신 코치가 1군 타순 설계에 관여하며 전통적 순혈주의를 깨는 장면은 기성 구조가 외부 인물의 판단으로 흔들릴 때 생기는 파장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무이자 주택대출과 아동수당 250유로 검토처럼 국가 주도의 대대적 개입은 인구구조와 소비, 미디어 수요에 연쇄적 영향을 미쳐 연예·콘텐츠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다. 기획사와 방송사는 이러한 외부 요인들을 전략적으로 흡수하거나 공허를 의도적으로 설계해 새로운 흥행 모델을 실험하게 될 것이다.


결국 빅뱅의 이름은 팬덤과 시장 사이에 놓인 공허를 가늠하는 하나의 실험적 지표가 되었다. 앞으로의 연예 이슈는 단순한 컴백이나 스캔들을 넘어 공백을 어떻게 배치하고 채우느냐의 문제로 읽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비우기가 만들어낸 여백과 그것을 채우려는 전략 사이에서 관객은 음향과 무대, 도시와 정책이 빚어내는 새로운 서사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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